망종(芒種)과 보리의 성질 - 한방 건강정보 [14쪽] - 부야한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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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망종(芒種)과 보리의 성질
작성자한의원 @ 2025.06.03 18:39:48

망종(芒種)

 

24절기 중 아홉 번째에 해당하는 망종(芒種, 6월 5일경)은 '보릿고갱이 패는 시기'라는 뜻으로, 곡식의 종자가 익어가는 계절의 전환점을 상징한다. 예로부터 "망종 전에 보리 베어 먹는다"는 속담이 전해질 정도로 이 시기는 보리 수확의 적기였다. 농경사회에서 보리는 가을에 씨를 뿌려 이듬해 여름까지 길러내는 '인내의 곡식'이자, 흉년을 대비한 생명의 저장식이었다.

망종은 단순한 농사일정을 넘어 시간과 자연의 리듬에 순응하는 인간의 지혜를 담고 있다. 보리를 베는 행위는 추수를 축하하는 기쁨이자, 새로운 생장을 위한 대지의 회복 과정이었다. 현대인에게도 망종은 분주한 일상 속에서 '거둠'과 '비움'의 균형을 상기시키는 계기다.

 


보리의 성질: 차가운 기운과 청열(淸熱) 효과

보리는 한의학에서 미맥(米麥)으로 분류되며, 성질이 서늘(涼)하고 맛이 달고 짜다(甘鹹). 《동의보감》에는 "보리는 심장을 보하고 갈증을 멈추며 열을 내리게 한다"고 기록되어 있다. 특히 보리차는 여름철 열기를 가라앉히고 소화를 돕는 대표적인 음양(陰陽) 조율 음식이다.

  1. 소화 개선: 보리에는 식이섬유와 베타글루칸이 풍부해 위장운동을 촉진한다.

  2. 해독 작용: 청열효과로 간기능을 지원하며, 숙취 해소에 탁월하다.

  3. 심신 안정: 마그네슘과 칼륨이 풍부해 스트레스 완화에 도움을 준다.

단, 보리의 차가운 기운은 비위(脾胃)가 약한 사람에게 설사를 유발할 수 있으므로, 소음인의 경우는 볶은 보리를 섭취하던지, 생강과 함께 섭취하는 것이 권장된다.


소양인(少陽人)과 보리의 상생 관계

 

  • 보리의 역할: 보리의 서늘한 기운은 소양인의 열증(熱症)을 중화한다. 특히 가슴 답답함이나 두통, 안구 건조증 완화에 효과적이다.

  • 주의점: 소양인은 원래 체내 '음(陰)'이 부족한 경향이 있어, 보리만 과도하게 섭취할 경우 체력 저하를 초래할 수 있다. 볶은 검은깨나 호두와 함께 균형을 맞추는 것이 좋다.


 

망종의 보리, 현대인의 웰니스로 재탄생하다

망종에 보리를 베던 전통은 오늘날 지속가능한 건강관리의 메타포로 읽힌다. 보리의 청량함은 더위와 스트레스에 지친 현대인에게 자연의 약재가 되며, 특히 소양인에게는 체질적 약점을 보완하는 식재료로 기능한다. 계절의 변화를 음식으로 체화하는 동아시아의 지혜를 오늘의 라이프스타일에 접목할 때, 망종은 단순한 절기가 아닌 생활의 예술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