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방 건강정보
2017년 미국의 뮤지컬 전기 영화인 “위대한 쇼맨” 에서 노래를 잘 부르는 레티러츠 역이 있다. 노래 실력이 탁월하지만 비만한 여성의 몸에 턱수염이 더부룩한 레티는 특이한 외모로 인하여 세상과 격리되어 세탁소에서 숨어 살고 있다. 그녀는 P.T. 바넘을 통해 세상으로 나와 영화에서 자존감을 대변하는 인물로 나온다. 여성이지만 남성성의 특징을 가지면서 인슐린 저항성을 의심케 하는 비만을 가지고 있는 그녀는 다낭성 난소증후군의 극단적인 외형을 보여준다고 할 수 있겠다.
다낭성 난소 증후군은 1935년 Stein과 Leventhal에 의해 처음으로 보고된 내분비 질환으로 만성 무배란과 고안드로겐증 (hyperandrogenism)을 특징으로 하는 가임기 여성에게 흔히 나타나는 내분비 질환이다. 일반적으로 정상적인 생리를 하는 여성은 대부분 생리 주기마다 8~10개의 난포가 만들어지며, 이 중 한 개의 난포만 자라나 성숙한 난자를 배출하게 된다. 그러나 다낭성 난소증후군은 여러 개의 난포가 동시다발적으로 자라나 미성숙난포 상태를 유지하면서 원활한 배란이 어려워 지고 무월경이나 불규칙한 생리 주기가 나타나 방치할 경우 유산, 난임으로 이어진다. 또한 상대적으로 남성호르몬 농도가 높아지면서 털이 굵고 진해지는 다모증과 여드름도 특징적인 소견이다. 이러한 호르몬 이상과 더불어 60% 이상에서는 인슐린 저항성와 관련한 대사이상으로 2형 당뇨병과 이상지질혈증 등과 관련되어 죽상경화증 등 심혈관계 질환 위험이 높으며 우울증, 자궁내막암, 간질환 까지 이환되기도 한다.(www.pcoschallenge.org) 따라서 이 질환이 가지는 특징과 임상적 중요성을 고려하자면 ‘다낭성 난소증후군’이라는 용어만으로는 그 복합성을 전부 설명하는데 제한이 있을 정도로 가임기 여성에서 생애에 걸쳐 여러가지 영향을 미친다. [Sam, Trends Endocrinol Metab, 2003]
한국의 유병률은 5~10% 로 보고되고 있으나 [변은경, 대한내분비학회지 2004, 질병관리본부 2009], 국가별 혹은 진단기준 [Linzneva D et al. Fertil Steril 2016]에 따라 다소 차이를 보이며 4.7~39% 로 다양하게 알려져 있다. 그 발생원인은 복잡하여 아직 완전하게 밝혀져 있지 않은 상태이나 가족 내 호발 경향은 이 질환의 유전적 소인을 시사한다. 유전의 양상은 아직 확실하지 않으나 다유전자의 이상에 의한 것으로 생각되며 여러 후보 유전자들이 연구되었다. 가능한 병인 후보 유전자로는 스테로이드 호르몬 생성을 조절하는 경로, 생식샘자극호르몬의 작용을 조절하는 경로, 인슐린 신호전달체계 경로, 체중 조절 및 에너지 이용 경로에 관여하는 유전자들이다. 이외에도 각종 스트레스, 비정상적인 호르몬 분비, 비만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진단의 특징적인 외적 소견인 다모증은 안드로겐 과다로 인한 증상으로 백인, 흑인, 히스패닉 환자에서 50~85% 까지 관찰되나 동양인 여성들에겐 6..4~13% 로 흔하게 나타나지는 않는다. 그러나 혈액검사상 고안드로겐 혈증은 특징적으로 가지고 있다. [J Kor Endocrine Soc (in press), Bozdag et al. Hum Reprod 31:2841, 2016] 또한 많은 경우 비만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으나, 비만하지 않은 경우에도 다낭성 난소증후군이 생기기도 한다. 그러나 비만하지 않아도 내당능장애가 5.7% 로 동일 연령대의 도시지역 여성에 비하여 2.7배 높은 혈당과 관련한 대사 이상을 보인다. 따라서 다모증과 비만의 외적인 증후 없이도 희발월경이나 무월경 등의 월경불순만이 증상으로 나타나는 경우도 있어 혈액검사를 통한 호르몬 이상과 대사이상에 대한 검사가 필요하다
PCOS는 만성질환으로 치료 방향의 결정은 환자의 나이, 임신의 필요성 및 대사이상에 따라 개별화해야 한다. 치료목적은 크게 자궁내막의 보호 및 배란 기능의 회복과 안드로겐 과다의 조절 및 궁극적으로 대사질환의 예방이다. 난포들이 모여있는 난소기능을 정상화시켜 1개의 난포만이 건강하게 성숙할 수 있도록 한다. 다음 단계로는 3주기 이상의 정상 배란과 정상적인 자궁 내막 및 생리 주기를 확립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또한 오랜 기간 무배란으로 위축성 소견을 보이는 자궁 기능을 강화시켜서 내막의 증식과 분비가 원활해 질 수 있도록 치료한다. 자궁과 난소의 기능이 정상화되면 건강한 배란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생리가 규칙적으로 유지되고 자연스럽게 임신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진다. 배란 기능의 회복에는 clomiphene citrate, aromatase 억제제 및 인슐린감수성 개선제 등을 사용하고 자궁내막 증식의 억제 목적으로 경구피임약과 프로게스테론을, 안드로겐 과다의 조절은 생활습관교정 및 체중감량, 항안드로겐제 치료하기도 한다.
가임기 여성에서 흔한 내분비 질환이며 전 생애에 걸쳐 불규칙한 생리,임신을 비롯하여 대사이상을 가짐으로써 여성건강에 다양한 영향을 미치는 다낭성 난소증후군에 대한 다각적인 관심과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출처 : 국민건강보험공단 홈페이지
<작성자 : 부천세종병원 내분비내과 정수진>